명동성당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이자 심장으로, 풍부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이 글에서는 명동성당의 유래와 역사, 그리고 성탄절 기간 동안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을 소개합니다.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에서 펼쳐지는 겨울 축제의 매력을 함께 느껴보세요.
명동성당의 역사는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1784년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귀국한 것을 한국 천주교의 공식적인 시작으로 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4년 앞선 1780년 천진암에서 열린 강학회가 그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서울 명례방(明禮坊)에 살던 통역관 김범우의 집에서 첫 교회 예절과 교리 강좌가 열리면서, 한국 천주교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현재의 명동성당 부지는 1882년 제7대 교구장 블랑(Blanc) 주교에 의해 매입되었습니다. 당시 한미수호조약의 체결로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될 것을 예견한 블랑 주교는 이곳에 성당을 건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사는 여러 난관을 겪으며 지연되었고, 1892년 5월 8일에야 기공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당 건축의 설계와 공사 감독은 코스트(Coste) 신부가 맡았습니다. 그는 약현(藥峴, 현 중림동) 성당과 용산 신학교의 설계도 담당했던 인물입니다. 코스트 신부의 선종 이후 프와넬(Poisnel) 신부가 그 뒤를 이어 공사를 마무리했고, 드디어 1898년 5월 29일 성신 강림 대축일에 조선 교구장 뮈텔(Mutel) 주교의 집전으로 역사적인 축성식을 거행했습니다.
기공 후 무려 12년 만에 완공된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순수한 고딕 양식의 건물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 제25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성당의 지하 묘역에는 기해병인박해 당시 순교한 신자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어, 한국 천주교 역사의 중요한 증거물이 되고 있습니다.
명동성당은 단순히 종교적 의미를 넘어 한국의 근현대사와 함께한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민주화 운동 시기에 시위대의 피난처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서울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성탄절 기간 동안 명동성당은 더욱 특별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주최하는 '명동, 겨울을 밝히다'라는 성탄 축제는 다양한 행사로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이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운영되었던 지난 몇 년과 달리, 2022년부터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재개되었습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성탄 음악회입니다.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에서는 돔 앙상블, 돔 솔로이스츠, 아퀴나스합창단 등이 아름다운 성탄 음악을 선보입니다. '시츠의 성탄이야기와 모차르트의 저녁기도'와 같은 고품격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성탄 마켓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명동 가톨릭회관 앞 광장에서 열리는 이 마켓에서는 사제들이 직접 만든 뱅쇼와 소시지, 청년농부팀이 준비한 군밤과 군고구마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를 녹이는 따뜻한 음식과 함께 성탄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명동대성당 들머리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집니다. cpbc소년소녀합창단, 멜랑쉬 오페라단, 브라스 '비상', 무지카사크라 소년합창단,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 등이 아름다운 목소리와 연주로 성탄의 기쁨을 전합니다. 이러한 공연들은 성탄절의 의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명동성당 축제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희망나무' 프로그램입니다. 광장에 설치된 트리에 방문객들이 소원을 적은 리본을 매달고 기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과 희망 메시지는 서울대교구 무료급식소 '명동밥집' 등에 전달되어, 나눔과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데 사용됩니다.
문화 행사도 풍성합니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제작한 톨스토이의 대표작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가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공연됩니다. 선착순으로 무료 관람이 가능하여,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명동성당의 성탄 축제는 시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합니다. LED 장미정원과 블랙 트리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명소입니다. 특히 블랙 트리는 강원도 산불 피해로 까맣게 타버린 나무를 소재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명동성당에서의 성탄절은 종교적 의미를 넘어 문화와 예술, 나눔과 사랑이 어우러진 축제입니다. 한국 천주교의 역사가 깃든 이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들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올 성탄절, 명동성당을 방문하여 겨울의 낭만과 성탄의 의미를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역사와 문화, 종교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여러분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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